개성공단, 평화는 이리도 어려운가?
개성공단, 평화는 이리도 어려운가?
2월 14일, 통일부장관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하여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 돈은 핵이나 미사일, 치적사업, 사치품 구입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월 10일, 통일부장관은‘개성공단 전면중단 정부 성명’발표를 통해 “2004년부터 현재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원(5억6000만 달러)의 현금이 유입되어 이것이 결국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고도화하는데 사용되었다”고 말하면서 개성공단 전면중단의 중요 근거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의 핵개발 유입 문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발표 몇 시간 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의 개성공단 자금의 대량살상무기 전용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묻는 질문에 “투명성 문제와 관련해 대량살상무기 개발자금으로 얼마가 들어갔다고 확인된 부분은 없으나 우려는 있었고, 그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답해 “우려는 있으나 확인된 것은 없다”는 식으로 발언과 달리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또 2월 12일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개성공단 임금 등 현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사용된다는 우려는 여러 측에서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여러가지 관련 자료도 정부는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자료를 공개할 용의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통일부장관은 “공개할 수 있는 자료였다면 벌써 공개를 했을 것”이라며 “필요한 범위 내에서 검토하고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해 2월 10일 발표 때와 같이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가 다시 14일, “개성공단 돈 70% 당 서기실 상납으로 파악된다”는 발표를 했다.
한편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 개성공단 기업협회는 2월 12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기본적으로 ‘부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의 ‘조치’에 대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강력히 대응할 것을 밝히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기업협회는 결의문을 통해 기업 피해에 대해 모든 책임이 정부에 있으며, 정부의 후속대책이 기업의 실질적인 피해 보상으로 이뤄지기를 촉구했다. 아울러 남`북 양 정부는 남북경협과 평화공존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되살릴 것을 촉구하고, 입주기업의 생존을 위해 원부자재, 완·반제품 등의 반출할 수 있도록 기업 대표단 방북 허용, 일터를 잃은 개성공단 종사자들의 생계대책 신속 마련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이러한 대책 호소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대출연장 등으로 그렇게 신통하지가 않다. 개성공단 자산이 동결된 상태에서 제품의 반출을 위한 방북도 불가능한 현실이다. 종사자 대책도 현재로서는 미흡하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남북관계 파국의 이유가 되고 있는 공단 근로자 임금의 핵·미사일 개발 전용설에 대해서도 깊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의 ‘당 서기실 상납’과‘핵`미사일개발 전용설’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094호’핵`미사일 개발에 기여할 가능성이 현금의 제공금지’조항 위반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며, 무능과 모순의 책임을 져야 한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의 명분이 된 사항에 대한 납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외화소득은 당이 총괄 관리하는 체제라는 점을 알지 못한 통일부장관의 단순한 무지 표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성공단 문제를 남남갈등의 소재로 만들어 총선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의 사용 문제에 대해 정부는‘정황’만이 아닌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정부의 행동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다.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개성공단 기업들을 위해 자금지원, 공장 제공, 인력수급지원, 공단 종사자 생계대책 등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제공해야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민선 6기 들어 전남도도 함경북도 산모와 불우이웃에게 미역과 쌀을 보내는 등‘땅끝 협력’사업을 계획하고 준비 중에 있었다. 10년 이상 적립해 온 남북교류협력기금 활용 방안도 모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 물거품이 될 상황이다. 평화는 이리도 어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