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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자살, 사회적 타살

ok 강성휘 2023. 10. 12. 15:54

노인의 자살, 사회적 타살

유엔(UN)이 발표한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며 한국인이 스스로 매긴 ‘주관적 행복도’ 평균은 10점 만점에 5.951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다.  경제규모(GDP)는 ‘20, ’21, ‘22년 3년 연속 세계 10위권에 들고 있는데 국민행복지수는 왜 이렇게 낮을까? 그것은 낮은 노인행복지수와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 노인,  나이들수록 불행
19세 이상 22만65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질병관리청 공식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생애주기별 “주관적 행복감 인지율”을 보면 연령대별 행복지수는 19∼44세 39.5%에서  45∼64세 35.3%, 65∼74세 29.7%, 75세 이상 25.7%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행복지수는 낮아지고 있다. 75세 이상 행복지수가 19∼44세에 비해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빈곤율과 자살률 세계 최고 수준
2018년 기준, 66세 기준 38개 OECD 회원국 평균 노인 빈곤율은 13.1%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3.3%로 무려 3.3배에 달한다. 2020년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OECD 회원국 평균 11.1명인데 우리나라는 24.1명으로 2.2.배에 이른다. 

행복지수가 낮을수록 높은 자살률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를 보면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여 80세 이상(62.6명)이 가장 높았고, 70대 37.8명 순으로 점차 낮아져 10대는 7.2명으로 나타난다. 한국보건복지연구원 연구에 의하면 노인이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이 27.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건강문제가 27.6%, 부부·자녀 등과의 갈등·단절이 18.6%, 외로움 12.4% 순으로 나타났다. 건강문제도 빈곤에서 기인한다고 보았을 때 자살의 핵심 원인은 빈곤으로 볼 수 있다. 자살 원인이 개인적 요인이 아닌 사회적 요인이 9할을 차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의 자살은 사실상 사회적 타살인 셈이다. 100세 시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동시에 높은 것은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악몽이다.     

노인 행복지수 올리기가 핵심 
노인행복지수를 올리는 것이 OECD에서 가장 바닥권인 우리나라 국민행복지수를 끌어올리는 핵심 지랫대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노인 자살의 핵심 원인인 빈곤과 질병문제 해결을 위한 복지시스템과 보건인프라 구축에 더 힘을 써야 한다. 우리 스스로도 주변의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말 한마디를 건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전라남도는 도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중 혼자서 거동이 불편하고 일상생활 어려운 52,000명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일상생활을 돕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혼자사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 19,000명을 대상으로 가정 내에서 활동을 감시하는 전자시스템을 구축하여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응급안전안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일하는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에서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최일선에서 수행하는 3,200명 생활지원사와 응급안전 대상자를 관리하는 92명 응금안전안심요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업무 모니터링, 서비스 제공기관 경영컨설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 사회서비스원, 서비스 제공기관, 일선 수행인력이 계통적으로 연결되어 노인행복지수를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업 대상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늘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노인의 날은 경로효친 사상을 고취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정부가 1997년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노인의 날을 생각하면서 부모님 생각날 때 전화 한 번 더 드리는 건 어떨까? 추석에 부모님 계신 고향집에서 겨우 하룻 밤 자고 왔는데 바로 전화해야겠다.

2023. 10. 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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