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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세라믹 산단 220억 투자해 분양은 사실상 ‘0’

ok 강성휘 2014. 11. 19. 10:11

 

목포, 220억 투자해 분양은 사실상 ‘0’

[세라믹 산단] 

 

전남지역 시·군의 무분별한 산업단지 개발이 도를 넘어섰다. 전남지역 산업단지의 미분양 비율이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하지만, 여전히 조성 중이다. 분양률도 계약금만 낸 사례까지 포함하는 등 ‘허수’가 많다. 채무 보증, 토지 매입 약속까지 해가며 금융기관으로부터 고금리 자금을 끌어다 산단을 조성하지만 ‘빚잔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준공된 전남도내 산단 5곳을 정밀점검했다.


4년에서 16년의 긴 시간에 걸쳐 조성된 나주 일반산업단지, 영광 전기자동차(대마)산업단지, 광양 신금산업단지, 화순 생물의약단지, 목포 세라믹산업단지 등이 최근 준공됐다.


그러나 준공 이후 나주일반산단을 제외한 나머지 산단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표면적으로는 최저 11.1%(목포 세라믹산단)에서 최고 87.7%(나주일반산단)까지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내부를 살펴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계약금만 내고 중도금 납입을 미루는 업체까지 포함해 분양률을 산정하면서 통계 자체가 부풀리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목포 세라믹산단이 대표적이다. 지방채 98억원, 시비 122억원 등 모두 220억원이 투입된 이 산단의 실제 분양률은 ‘0’이다. 계약금 1억원을 낸 경상도 업체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1년 넘게 중도금을 내지 않았으나 해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산단 중앙에는 지원해 줄 기업 하나 없이 309억원짜리 세라믹산업종합지원센터만 5년째 덩그러니 서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세라믹산단에 220억원을 투자했으나 고작 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민간기업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민간자본 1677억원, 도·군비 45억원이 투입된 영광 전기자동차산단은 35개 업체가 분양협약을 체결했다. 분양률은 58%에 이르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최대 기업인 (주)에코넥스가 주식사기로 휴업 상태에 있는 등 실제 가동중인 업체는 분양계약을 맺은 35곳 가운데 6곳에 불과하다. 계약금만 내놓고 추가 투자를 미루는 업체들이 상당수다. 착공 후 부도처리되는 수도권 이전기업이나 가동 몇 달만에 문을 닫는 업체도 있다.


그나마 가동 기업도 일감 부족, 구인난, 편의시설 부족 등을 호소하고 있다. 영광군은 산단 조성 과정에서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에 10억원을 투자했을 뿐이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수도권 이전 기업 6곳에 국비 76억4121만2000원을 포함해 96억2168만2000원, 군내 투자기업 9곳에 41억367만1000원 등 산단 내 기업들에게 무려 137억2535만3000원을 지급한 것이다.

 

지원금이나 보조금을 받은 업체 가운데 2곳이 휴업 또는 부도처리, 1곳은 경매 처분되면서 투자만큼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경제 기여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영광 전기자동차산단처럼 민간자본이 조성한 광양 신금산단 역시 분양률이 54.6%에서 정체되고 있다. 금융기관 PF(프로젝트 파이넨싱) 540억원 포함, 1020억원이 투입된 이 산단의 투자 건설업체는 모두 부도처리됐다. 특수목적법인인 신금산단개발(주)이 아직 갚지 못한 235억원의 이자(6.5%)를 내며 버티고 있으나 높은 분양가(3.3㎡당 98만7000원)로 인해 추가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절반이 조금 넘는 54.4%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화순 의료생물단지에는 소도읍사업비 등 군비 538억8500만원이 투입됐다. 현재 이 산단을 분양해 얻은 수익은 218억5000만원(투자 대비 40.55%)으로, 분양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구기관인 (재)전남생물산업진흥원 생물의약연구원, 화순군이 20억원을 출자한 화순한약재유통(주)를 제외하고 입주기업은 (주)녹십자 등 4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20년 전인 1994년부터 조성에 들어간 나주일반산업단지는 비교적 높은 87.7%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조성중인 산단의 분양률도 ‘허수’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으로 나주혁신산단의 경우 선분양됐다고 발표한 9만6000㎡는 현재 나주시와 법정분쟁중인 이전 사업자가 계약금을 지불한 면적이다.

 

전남도내 각 시·군은 이처럼 산단 분양률이 저조한데도 나주 혁신산단 등 15개 산단을 조성중이며, 광양 세풍산단 등 3곳은 착공을 준비중이다. 또 고흥 도양산단 등 4개 산단은 사업시행자를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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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19.광주일보,윤현석 기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