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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도지사 광복 70주년 경축사

ok 강성휘 2015. 8. 15. 16:00

이낙연 도지사 광복 70주년 경축사

경 축 사

 

존경하는 전라남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은 제70주년 광복절입니다. 이 뜻깊은 날을 모든 도민과 함께 경축합니다.

 

조국 광복을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시고, 목숨까지 바치신 애국선열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나라와 민족의 번영을 염원하시며, 인고의 세월을 살아오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우리는 1910년 8월 29일 제국주의 일본에 국권을 잃고, 1945년 8월 15일까지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과 교활한 통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광복의 그날까지 쉬지 않고 독립운동을 전개하셨습니다. 국권은 빼앗겼어도, 민족혼은 놓지 않았습니다.

 

선조들의 피어린 투쟁과 역사의 작용으로 우리는 8.15 광복을 맞았습니다. 우리 국민은 “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며 더없는 감격에 겨웠습니다. 한반도 전체의 방방곡곡에서, 너와 나를 가리지 않고 아무나 부둥켜안은 채,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습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온전한 광복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조국은 남과 북으로 갈렸습니다. 광복 5년 만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3년 동안이나 골육상잔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6· 25는 단일 전쟁 사상 최다 인명피해를 냈습니다. 민족이 한 덩어리로 감격하며 맞았던 광복 조국은 두 동강의 피에 젖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50년 사이에 우리는 잿더미에서 일어나 보릿고개를 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또다시 피를 흘리며,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확립했습니다.

 

이제 세계는 우리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하나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35년의 식민통치와 3년의 내전겪은 나라가, 제국주의로 다른 민족을 지배한 적이 없는 나라가 50년 만에 선진국으로 발전한 경우는 세계에서 대한민국뿐이라고 칭찬합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성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라를 되찾게 해주신 선조들께,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신 선배들께 한없는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광복 70년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오늘의 상황에 안주해도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광복 70년의 역사는 우리에게 자랑과 함께 짐을 안겨 주었습니다. 오늘은 한편으로 광복 70년의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광복 70년의 부채를 청산하기 시작하는 날이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광복 70년은 조국 분단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한반도의 냉전 구도가 완전히 걷히지 않은 채, 분단은 고착돼가고 있습니다. 작금의 한반도에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압축적 경제성장은 우리 내부의 불균형을 전면적으로 키웠습니다. 계층과 지역, 세대에 따른 경제격차의 확대는 공동체의 건강을 위협할 정도가 됐습니다.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는 기틀을 갖추었으나, 실제에서는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거나, 권력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처사를 서슴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합니다. 첫째는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루어 가는 일입니다. 이 과업은 중앙정부의 주된 책무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일을 중앙정부에만 맡겨놓을 수는 없습니다. 지방도 나름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남쪽의 땅끝인 우리 전남이 북쪽 땅끝인 함경북도와 ‘땅끝 협력’을 실현하려 합니다. 도민 여러분의 동참을 기대합니다.

 

둘째는 계층과 지역과 세대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 과업에도 중앙정부의 의지가 필수적입니다. 모든 불균형을 완화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중앙정부의 결의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의 발전에는 지방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우리 전남도 그런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해야 합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셋째는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일입니다. 제도뿐만 아니라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합니다. 어떠한 권력도 남용되지 않고, 어떠한 국민의 권익도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으며, 그 누구도 억울한 처지에 몰리지 않아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당당하게 일하고, 떳떳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우리 전남도 더 한층 노력할 것입니다. 도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광복 70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든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십니다. 동시에 광복 70년이 우리에게 안겨준 부채를 이제부터 해결해 가십시다. 평화통일을 준비하면서 민주주의가 완성된,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십시다. 그런 대한민국이 통일조국의 기반이 되도록 하십시다. 역사가 우리에게 주지 않은 온전한 광복을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 가십시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우리 도민의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 8. 15.

 

전라남도지사 이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