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힘, 관성의 힘>
과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던 시대,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지적질을 할 때 'ㅂㅅ'이라는 단어가 쉽게 쓰였다. 지금도 가끔 이런 단어를 쓰는 이들을 본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이런 단어를 쓰나 생각되지만 습관과 편견은 힘이 세다.
정부가 장애인복지와 관련한 법을 만들면서 1981년 처음으로 '심신장애자복지법'을 만들었다. 이후 1989년에서야 '장애인복지법'으로 법명이 바뀌었다. '놈'이라는 뜻도 들어있는 '장애자'라는 용어가 보다 인권친화적인 '장애인'이라는 단어로 바뀌는데 9년이 걸린 셈이다.
지금은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당연시되지만 그때는 그랬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돕는 '장애인 활동지원사' 제도가 있다. 이 '활동지원사'의 이름도 처음엔 장애인 '활동도우미'였다가 이후 '활동보조인'으로 바뀌었고, 그리고 다시 지금의 '활동지원사'로 바뀌었다.
'도우미'라는 말이 '돕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뜻도 좋고, 순수한 한글로도 좋았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도우미'라는 단어가 자꾸 '가사도우미'나 '노래방도우미'를 연상시켜 문제가 되었다.
'활동보조인'은 '보조인'이라는 단어 때문에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전문성도 없고, 마치 남의 허드렛 일이나 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일의 본질적 특징과 전문성이 동시에 드러나는 방향에서 새롭게 찾아낸 이름이 지금의 '활동지원사'다.
그런데 장애인 활동 지원의 근거가 되는 장애인활동지원법에서는 '활동지원사'가 여전히 '활동보조인'으로 명시되어 있다. 한번 정해지면 잘 바뀌지 않는 관성이 법에 작동되는 바람에 '활동보조인'이라는 편견 초래형 단어가 살아있는 셈이다.
1981년 처음 장애인의 날이 제정된 후 43회째 장애인의 날을 맞았다. 장애인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과 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해 온 모든 이들에게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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