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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잘 지어 놨는데 속은 도둑놈 소굴?

ok 강성휘 2013. 12. 7. 09:23

 

 

박준영 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 13.10.18.금

 

 

건물은 잘 지어 놨는데 속은 도둑놈 소굴?

 

고향이나 연고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지방공무원, 자기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향토 공무원이라 해서 이른바 '향공(鄕公)'으로도 불린다. 4년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그들에게 희비쌍곡선과 다름없다.

 

10월 전남도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2008∼2012년 징계를 받은 전남도 공무원이 1048명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의 30% 수준이며 2010년과 2011년에는 서울시보다 더 많았다"고 질타했다.

 

3선째인 박준영 전남지사는 최근 직원 정례조회에서 공무원 부패와 관련해 "이웃, 친구, 가족까지 손가락질할 수 있다"며 "도청에 온 사람들이 건물 잘 지어 놨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도둑놈 소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지사의 발언에 대해 공직 내부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흐트러진 공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포석이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 선수(先手)를 쳤다는 얘기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업무에 매진해야 할 공무원들이 차기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특정인을 따라다녀서야 되겠느냐."

 

7월 초 전남 목포시청 대회의실. 정종득 시장은 '공무원들의 줄서기'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3선인 정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차기 시장 후보에게 일찌감치 줄을 서서 인사상 혜택을 누리려는 공무원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무원들은 공직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혼자 이를 지키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박은 아니더라도 쪽박을 차서는 안 된다'는 주변 분위기가 팽배해 있어서다.

 

낮엔 현직 단체장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해가 넘어가면 차기 유력 후보에게 보험을 드는 행태는 향공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비밀이다. 소위 '주현야차(晝現夜次)'다. 본인이 움직이기 힘들 때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까지 끼워 넣는다.

 

박준영 도지사, 정종득 시장 3선으로 마지막이다보니 레임덕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줄서기를 강요하는 지방자치제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무제한적 인사권에 대한 축소와 제도의 시스템화가 절실하다.

 

2013.12.07. 동아일보 기사 편집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