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약국과 동네약국 양극화 현상 극심

문전약국과 동네약국 양극화 극심

약국 전체 수익의 95% 이상을 병원처방에 따른 조제수익에 의존하기 때문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가 고려대 약학대학 최상은 교수팀에 의뢰해 작성된 '적정보상을 위한 약국 지불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병원에 인접한 약국은 월평균 4억 7,413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반면 주변에 의료기관이 없는 약국의 월평균 매출은 1,239만원에 불과해 약국들 사이에도 양극화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병원과의 거리에 따라 약국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대형병원 인접 약국의 경우 월 1,086만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주변에 의료기관이 없는 약국의 경우 수익은 커녕 월 평균 70만 1,000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의료기관이 몇 개 인접해 있느냐도 약국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는데, 일반병원급 의료기관이 가까이 있는 약국의 월 평균 매출액은 1억 4,287만원이었으나 의원급 의료기관이 1개 인접한 약국의 월 매출은 2,952만원에 그쳤고, 의원이 2개 이상 가까이 있는 약국의 월 매출은 7,837만원(영업이익 620만원)에 달해 1개 의원이 있는 약국 매출 규모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의 위치에 따라 매출액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대부분 약국이 수익 대부분을 병원의 처방조제 수익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고, 약국의 총 매출액이 처방약 수익에 따라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병원 인접 약국의 경우 처방약 조제에 따른 수익이 월평균 4억6,821만원으로 총 매출의 98.7%를 차지했고, 일반병원 인접 약국 역시 처방약 수익이 총 매출액의 94.5%에 달했다.

 

그러나 일반약 판매 수익의 경우 의료기관이 없는 약국은 492만원, 의원 2개 이상 인접 약국은 689만원, 대형병원 인접 약국은 552만원 등으로 거의 같은 수준이다.

 

연구를 수행한 최상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약국경영은 건강보험의 처방조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약사의 전문성과 복약지도 등은 전혀 보상받지 못하는 구조”라며, “현재 낮게 책정돼 있는 복약지도료 등의 서비스 비용을 현실화해 약국과 약사의 전문가적 위상을 향상시키는 것이 양질의 의료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문전약국과 동네약국간의 매출격차에 따른 양극화 문제로 동네약국이 없어지면서 의료전달체계의 왜곡현상으로 인해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권이 침해됨과 동시에 간단한 증상으로도 의료기관 이용률을 높여 진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실제 연구결과를 통해 보더라도 대부분의 약국이 전체 수익의 95% 이상을 병원 처방에 따른 조제 수익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약국의 처방조제 의존율을 낮춰 동네약국이 생존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연구보고서에서는 약국 간 경영수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가 차등제도와 복약지도 서비스에 따른 복약지도료 차등지급을 제안했는데, 이는 약국의 연간 총처방 건수를 기준으로 처방 건수가 많을수록 조제료를 낮춰 지급하고 복약지도료를 약국별로 각기 다른 복약지도 서비스에 따라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복약지도료 차등의 문제는 서비스의 차등화를 구분할 수 있겠는가 하는 현실적 문제가 제기되지만, 처방건수를 기준으로 한 수가차등제는 약국간 양극화문제 해소와 동네약국 보호차원에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참조 : 민주당 정책위원회 자료, 언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