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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야당 의원들은 왜 농성하는가?

ok 강성휘 2011. 11. 6. 08:56

  

 

 

한미 FTA, 야당 의원들은 왜 농성하는가?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원은 299명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경우가 있어 재적의원은 296명입니다. 이중 여당인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169명이고 야당은 민주당 87명, 자유선진당 16명, 미래희망연대 8명, 민주노동당 6명, 창조한국당 2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6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한나라당 소속의원 169명을 제외하고 야당 및 무소속을 다 합쳐도 127명에 불과하여 소위 통상적인 표결 절차에 들어 갔을 때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자유선진당과 미래희망연대에도 16명과 8명의 의원이 있는데 여기를 민주당 등 진보적인 야당으로 구분하기는 힘들고 FTA 비준 문제를 가지고 연대 할 수 있는 여건도 전혀 아닙니다.

 

최근 계속 언론에 초점이 되어온 통외통위를 살펴봐도 현실은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줄임말인 통외통위는 28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한나라당 의원이 18명, 민주당이 7명, 그리고 비교섭단체 의원이 3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여기도 한나라당 의원의 숫자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의원을 합친 것보다 거의 배가 많습니다.

 

 

더욱이 통외통위에는 최근 FTA 문제를 내부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의원이 위원으로 있고, 정몽준의원과 자유선진당 이회창의원도 통외통위소속입니다. 이러한 위원회 구성 현실에서 남경필위원장의 ‘민주주의’ 주장은 '다수결로 밀어 부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일부 국민들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통외통위 전체회의장 점거농성이라는 안타까운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12일 우리나라가 한미 FTA에 따른 자동차분야 이익 10조중 7조5천억원을 포기하는 댓가로 미국 상`하원이 비준안을 통과시키자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지난 10월 28일까지 한국 국회비준을 받아주기로 약속을 하고 국회 한나라당을 동원하여 이를 처리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야당의원들의 치열한 저지로 통외통위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일에는 남경필 위원장이 회의장을 통외통위 소회의실로 바꿔 기습적으로 안건을 상정하고 날치기 처리하려 했으나 야당의원들이 몸으로 막아 이를 저지하였습니다.

 

이에 한나라당은 현재의 상황이 지속되면 11월 10일 또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 할 수도 있을 것처럼 흘리고 있고, 또 이도 저도 안될 경우에는 2012년 예산안 의결 마감시한인 12월 2일에 예산안과 함께 직권상정하여 처리할 가능성도 있는 것처럼 흘리고도 있습니다.

 

 

현재 한미 FTA 비준 동의안에서 최대 쟁점 사항은 ISD(Investor-State Disment) 투자자-국가소송제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에 대한 문제점이 해결된다 할지라도 한미 FTA의 많은 문제점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근본적으로 한미 FTA의 양국간 법적 지위에 관한 문제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 협정이 국내법과 효력이 같고, 또 법률 적용시 신법 우선의 원칙,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한미 FTA와 국내법이 상충될 때 FTA를 따라야 합니다. FTA 협정이 국내법보다 실질적으로 우선하는 것이죠. 그러나 미국은 반대로 FTA가 효력을 발휘하더라도 연방법과 협정문이 상충될 때 미국내법을 우선할 수 있으며, 연방정부 뿐만 아니라 주정부의 규제도 포괄적으로 가능하도록 인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한미FTA는 법보다 상전이고, 미국은 불리하면 미국법, 유리하면 FTA인 셈입니다.

 

 

 

그렇기에 한미 FTA 국회비준을 앞두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들은 FTA 문제에 대해 좀 더 세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며,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 처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보다 미국이 한미 FTA 비준 문제를 4년 이상 끌어 왔고, 또 지난 10월 12일 미국에서 비준된 FTA 관련 규정중 100쪽이 넘는 시행규칙에 해당되는 자료는 아직 번역도 안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은 국회 비준부터 하자고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한미 FTA는 양국간 상호 이익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하자는 대로 하기보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검토한 후, 또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고 협정을 비준해도 늦지 않습니다. 미국이 급하니까 우리가 거기에 맞춰야 된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날씨조차 흐린 늦가을에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불편하고 어색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불평등협정 한미FTA 국회비준을 저지하기 위해 농성중인 민주당,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님들과 투쟁하시는 모든 분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지난 2일부터 시작하였으니 벌써 4일째입니다. 힘 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