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글로벌 매력도시

더불어 사는 삶

목포신항의 아침, 235일쨰

ok 강성휘 2017. 11. 21. 08:30



목포신항의 아침, 235일째

 

오늘까지 235일째 목포신항을 찾았습니다.

이제 서서히 신항에서의 새벽기도를 마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온지 235, 8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목포신항에서 매일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이 기다린 37개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미안함 때문이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발걸음을 신항으로 이끌었습니다. 10분 거리에 세월호가 있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를 저렇게 찾고 있는데 하는 미안함이 발걸음을 옯기게 했습니다.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되도록 아이들에게 해준게 없다는 생각이 마음 한켠을 짓눌렀습니다.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팽목항을 찾기도 했지만 1년 한 두차례에 그쳤고, 지역에서 촛불집회가 이어졌지만 일일이 참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사는 곳에서 10분 거리에 세월호가 오게 되니 진실과 미수습자의 수습을 위해 조금이라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올 때 이미 1000일이 넘었습니다. 가족을 찾는 희망으로 1000일 넘게 버텨온 세월호 가족들에게 목포시민으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새벽기도, 방문자 안내소 및 주변 청소, 현장 작업자 음료봉사 등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보탬이 되고 싶었지만 실은 스스로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섯 분을 찾지 못했습니다.

목포신항에서 230일 넘게 선체를 수색했지만 미수습자 아홉 분 중 다섯 분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11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가슴에 묻고 목포신항을 떠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20일 장례식까지 마쳤습니다. 돌아오지 못한 이들은 별이 되었습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마세요.    

새해 1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세월호 직립을 추진합니다. 선체 이곳 저곳 구멍을 많이 뚫어 놓은데다 오랫동안 바닷속에 있던 것을 밖으로 꺼내 놓은터라 내부 부식이 심해 선체를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직립 후 추가 수색도 있으니 희망의 끈을 놓아 버리기엔 이릅니다. 우선, 직립이 잘 진행되기를 빕니다.

 

세월호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오는 24, 국회 본회의에 사회적 참사 특별법이 상정됩니다. 꼭 통과되어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등에 대한 진실규명과 이를 통한 책임자들에 대한 적법한 조치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사업, 안전사회 건설 등 세월호는 많은 사회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세월호가 남긴 과제 해결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8개월간의 새벽기도를 마칠 준비를 합니다.

세월호가 준 교훈과 과제를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