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
3일간의 연휴가 끝나고 도의회로 출근하는 길이었습니다.
법원 앞 지하차도를 지날무렵 어디선가 들리는 민중가요 소리..
웬일이지? 이렇게 이른 아침에 무슨 일이 있나...
이미 들어와버린 지하차도를 지나니...
한무리의 행진 행렬이 도청 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무슨일로 이렇게 일찍 행진을 시작하지?
도청 정문 앞으로 오신 분들은
한달 넘게 부당 해고 문제 등으로 투쟁하고 계신 금호고속 노동조합원들이었습니다.
"금호고속에 문제가 있나요?"
"아니, 당신 뭐하는 사람이요.
금호고속 사장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줄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요?"
"죄송합니다. 파업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은 내막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선거때만 굽신거리고 뽑아 놓으면 필요없다는 얘기지!"
"우리들이 오즉하면 이렇게 일찍 여기까지 쫒아 오겠소."
"도지사를 만나야 겠소. 도에서 불법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것을 방조하고 있어요."
업무담당 국장부터 만나려고 했으나
을지훈련 관계로 우선 국장실에서 담당 과장과 계장, 그리고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김민국 부본부장님 그간 맺힌 것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왜 우리가 주라는 자료를 빨리 주지 않는 겁니까?"
"안드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내부 결재중에 있었고 드린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 자리로 자료를 가지고 오십시오."
"정보공개 자료는 복사비 등이 듭니다."
"아니 12쪽 자료에 복사비가 2,400원이고 1,000원 수수료가 말이 됩니까?"
.
"금호고속 시외버스가 일반 수하물을 취급하고 있는데 허가 사항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럼 불법이군요."
"도청 직원들이 광주에서 출퇴근하는데 통근버스 허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시외버스 노선을 광주시와 협의하여 허가했습니다."
"도심에서는 영업행위를 금하고 있는데 왜 시외버스가 도심 곳곳에서 태우고 옵니까?"
"도에서는 시외버스 노선 허가만 해 주었습니다."
"시외버스 허가를 받아 통근버스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운행입니다."
"광주와 순천간에도 시외버스 노선 허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것도 역시 불법운행입니다."
저는 금호고속 운행과 관련하여 이러한 부분이 전남도가 관련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금호고속 기사님들은 처우도 괜찮은 줄로만 알고 지냈습니다.
몰랐습니다. 그게 아니었더군요.
그리고 또 한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전남도청 전승현 건설방재국장께서 직접 노동조합원들에게 오셨습니다.
"을지연습회의 관계로 과장과의 대화시간에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오늘 노동조합에서 말씀하신 사항에 대한 실태조사를 바로 실시하겠으며,
결과에 따라 불법적인 사항은 즉시 의법조치 하겠습니다."
"확실한 겁니까?"
"도청 담당 국장이 이 많은 분들 앞에서 거짓말하겠습니까? 믿어 주십시오."
이렇게 해서 아침 8시부터 시작한 행진과 국장 면담은
12시를 훌쩍 넘기고서야 마무리되었습니다.
불법운송, 생계위협 노선감축, 노동자 탄압 등
"아름다운 기업"인줄만 알았던 금호고속이
실은 "아름답지 못한 기업 금호고속"이었습니다.
노동조합원들의 바램은 "인간답게 일하고 싶다.", "걱정 없이 일하고 싶다"였습니다.
그런데 금호고속 측은 한달이 넘도록 수수방관입니다.
김민국 부본부장님과 많은 조합원님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해고와 구속을 각오했다. 사측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라!"
8.15일 연휴가 끝난 일상은 민생현장의 처절한 투쟁과 만나는 일로 시작했습니다.
금호고속 노동조합원 여러분!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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