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글로벌 매력도시

더불어 사는 삶

경로의 달과 여나동아제의 죽음

ok 강성휘 2011. 10. 13. 01:28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제15회 노인의날 기념식 및 잔치가 열렸습니다.

목포시내 1,000분의 어르신들과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정철주 목포시지회장님께서 대통령 표창을 받아 정종득시장님이 대신 전달하였습니다.  

기념식이 끝나고 회관 안에서 노래공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예회간 마당에서는 투호놀이에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투호놀이와 함께 윷놀이, 고리던지기 다양한 행사가 문예회관 마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어르신이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이 5월엔 어버이의 날도 있고 해서 통상 노인과 관련한 행사도 5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5월 가정의 달, 어버이의 날과 달리 경로의 달, 노인의 날은 10월에 있습니다.  시민들은 잘 모릅니다. 저도 그냥 있나보다 하고 생활했지 그다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노인의 날 기념식 및 경로의 달 잔치를 보내며, 고향에 조문을 다녀 오면서 오늘 우리 존재의  근원인 어르신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녁, 고향 영광으로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제가 자란 바로 옆집 어르신으로 댁호가 "여나동아제" 였습니다. 올해로 85세였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는 중이었습니다.

 

아제는 추석 때도 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다닐 정도로 건강하시고 밝으셨습니다. 제 어머님은 "여나동아제는 건강하셔서 100살까지도 끄떡없이 사실 것이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마을 뒷산 아제의 부모님들이 누워계신 묘소에서 돌아가신 채 발견되었습니다. 

 

어렸을 적 아제의 집은 우리 동네서 제일 부자였고, 자녀 분들도 다 좋은 학교를 나와 은행, 학자, 의사 등으로 생활하고 있는 등 남부러울 것이 없는 어르신이었는데 집 밖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아제가 돌아가신 자리에는 소주 한병과 평소 쓰시던 지팡이가 묘지 언저리에 꽂아져 있었다고 합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동네 형님은 "여나동아제는 성격이 워낙 분명한 분이라서 나이 더 잡숴 자식들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돌아가시는 날도 본인이 결정하셨을 분"이라고 하십니다. "건강상 큰 문제가 없고, 가정도 화목한 분이 밤에 부모님 묘소에 가서 평소 안드시던 소주를 드셨으니 추위 때문에 돌아가셨을 수도 있다"며 마지막까지 자식생각 했을 아제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조문을 마치고 목포로 오기 전 잠시 고향집에 들르니 어머님은 밤 아홉시가 다 되도록 나락 일을 하시고 막 들어오시는 중이셨습니다. 

 

"몸이 아파 곧 쓰러질 것 같은 양반이 맨날 일만하고 계시면 어떻게 하냐?"고 마음이 얼마나 불편한지 "얼른 저녁 잡수시고 쉬세요" 퉁명스럽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어떻게 모시든지 해서 일을 못하시게 해야 하는데...내가 큰 불효자식이구나" 탄식을 하며 목포로 왔습니다.

 

오는 길에 아제의 죽음과 효도에 대해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오늘 우리 존재의 근원, 어르신들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사회활동 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도 못하고 오히려 폐만 끼치며 생활하는 형편없는 내 모습을 돌아보며 더 늦기 전에 자식의 도리를 다해야겠다 마음을 다졌습니다. 

 

오늘 우리 존재의 근원, 마지막까지도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정열을 바치쳐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여나동아제,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세요."